기준금리는 2.5% 그대로인데 예금 금리는 왜 올랐나
예금 가입을 미루는 흔한 이유가 있습니다. 기준금리가 더 내릴 것 같으니 지금 넣으면 손해 아니냐는 생각, 반대로 곧 오를 테니 기다리자는 생각입니다. 둘 다 기준금리와 예금 금리가 같이 움직인다는 전제 위에 서 있습니다. 한국은행이 공개하는 실제 통계로 이 전제가 얼마나 맞는지 확인해봤습니다.
기준금리와 예금 금리는 같은 방향으로 가는 편이지만 같이 움직이지는 않습니다. 2023년 1월부터 2024년 9월까지 기준금리가 3.5%로 묶여 있는 동안 은행 정기예금 1년 평균금리는 -0.76%포인트 움직였습니다. 2025년 5월 이후 기준금리는 2.5%에서 멈춰 있는데 예금 금리는 2025년 8월 2.51%를 바닥으로 2026년 6월 3.26%까지 +0.75%포인트 올라왔습니다. 기준금리 뉴스로 가입 시점을 재는 것보다 지금 공시된 금리를 보는 편이 정확합니다.
두 금리는 다른 숫자다
먼저 용어를 정리해야 합니다. 기준금리는 한국은행이 정하는 정책금리입니다. 금융통화위원회가 회의에서 결정하고 뉴스에 크게 나옵니다. 반면 우리가 통장에서 받는 금리는 은행이 각자 정합니다.
기준금리는 은행이 돈을 조달하는 비용에 영향을 줍니다. 그래서 방향은 대체로 같이 갑니다. 다만 은행이 예금 금리를 정할 때 보는 것은 기준금리 하나가 아닙니다. 자금이 얼마나 필요한지, 대출이 얼마나 나가는지, 채권시장에서 돈을 얼마에 빌릴 수 있는지, 경쟁 은행이 얼마를 주는지가 함께 들어갑니다.
그래서 두 숫자는 붙어 다니되 겹치지 않습니다. 아래는 한국은행이 집계한 실제 값입니다.
지난 42개월 실측
| 시점 | 기준금리 | 정기예금 1년 평균금리 | 차이 |
|---|---|---|---|
| 2023년 1월 | 3.5% | 4.15% | +0.65%포인트 |
| 2024년 1월 | 3.5% | 3.65% | +0.15%포인트 |
| 2024년 10월 | 3.25% | 3.37% | +0.12%포인트 |
| 2025년 2월 | 2.75% | 2.98% | +0.23%포인트 |
| 2025년 5월 | 2.5% | 2.64% | +0.14%포인트 |
| 2025년 8월 | 2.5% | 2.51% | +0.01%포인트 |
| 2026년 3월 | 2.5% | 2.93% | +0.43%포인트 |
| 2026년 6월 | 2.5% | 3.26% | +0.76%포인트 |
기준금리는 한국은행 정책금리, 정기예금 1년 평균금리는 예금은행 가중평균금리(신규취급액 기준)입니다. 개별 상품 금리가 아니라 그 달에 실제로 계약된 금리의 평균이라 시장 상황이 그대로 드러납니다. 2023년 1월부터 2026년 6월까지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 기준.
맨 오른쪽 열을 보면 두 금리의 간격이 계속 달라집니다. 예금 금리가 기준금리보다 낮았던 시기도 있고, 지금처럼 0.76%포인트 높은 시기도 있습니다. 간격이 고정돼 있지 않다는 것은 기준금리만으로 예금 금리를 예측할 수 없다는 뜻입니다.
기준금리가 멈춰 있어도 예금 금리는 움직였다
구간을 나눠 보면 더 분명합니다.
| 구간 | 기준금리 | 정기예금 1년 평균금리 | 변화 |
|---|---|---|---|
| 2023년 1월부터 2024년 9월 | 3.5% 유지 | 4.15%에서 3.39% | -0.76%포인트 |
| 2024년 9월부터 2025년 5월 | 3.5%에서 2.5%로 인하 | 3.39%에서 2.64% | -0.75%포인트 |
| 2025년 5월부터 2026년 6월 | 2.5% 유지 | 2.64%에서 3.26% | +0.62%포인트 |
각 구간의 시작 달과 끝 달의 값을 비교한 것입니다.
첫 줄이 흥미롭습니다. 기준금리가 3.5%에서 한 번도 바뀌지 않은 21개월 동안 예금 금리는 -0.76%포인트 내려갔습니다. 정책은 가만히 있었는데 시장에서 체결되는 금리는 계속 낮아진 것입니다.
가운데 줄은 통념대로입니다. 기준금리가 -1.00%포인트 내려가는 동안 예금 금리도 -0.75%포인트 따라 내려갔습니다. 이 구간만 보면 두 금리가 함께 움직인다는 말이 맞습니다.
마지막 줄이 지금입니다. 기준금리는 2025년 5월부터 14개월째 2.5%에 멈춰 있습니다. 그런데 예금 금리는 2025년 8월에 2.51%로 바닥을 찍고 2026년 6월 3.26%까지 +0.75%포인트 올랐습니다. 기준금리 인하 소식만 기다리며 가입을 미뤘다면 이 상승을 놓쳤습니다.
왜 따로 움직이나
정확한 이유를 한 가지로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은행마다 사정이 다르고 공개되지 않는 판단도 들어가기 때문입니다. 다만 구조적으로 알려진 요인은 몇 가지가 있습니다.
은행이 자금을 얼마나 필요로 하는가
대출이 늘어나면 그만큼 자금이 필요하고, 예금을 더 끌어와야 합니다. 이때는 기준금리와 무관하게 예금 금리를 올려 경쟁합니다. 반대로 자금이 남으면 굳이 높은 금리를 줄 이유가 없습니다.
예금 말고도 조달 수단이 있다
은행은 채권을 발행해서도 자금을 구합니다. 채권시장 금리가 낮으면 예금 금리를 높이지 않아도 되고, 반대면 예금 쪽 금리를 올립니다. 이 흐름은 기준금리 결정과 시차를 두고 움직입니다.
기준금리 변경은 이미 반영돼 있다
금융통화위원회 결정은 예고 없이 나오지 않습니다. 시장은 미리 예상하고 움직이기 때문에, 발표 시점에는 이미 상당 부분 금리에 들어가 있습니다. 발표 당일에 예금 금리가 바뀌지 않는 이유입니다.
그래서 언제 가입해야 하나
기준금리 뉴스로 시점을 재지 않는다
지금 확인한 것처럼 기준금리가 그대로여도 예금 금리는 위아래로 움직입니다. 인하 전망을 보고 서두르거나 인상 전망을 보고 미루는 판단은 근거가 약합니다. 결정 시점에 실제 공시된 금리를 보는 편이 정확합니다.
기다리는 동안의 손실을 계산한다
한 달을 미루면 그 한 달치 이자를 받지 못합니다. 5,000만원을 연 3.26%로 맡길 때 한 달 이자는 세전 135,833원입니다. 금리가 조금 더 오를 것 같아 미루는 선택이 이 금액보다 큰 이득을 주는지 따져볼 만합니다.
만기를 나눠 시점 위험을 줄인다
목돈 전부를 한 시점에 묶지 않고 기간을 달리해 나누면 어느 쪽으로 움직여도 크게 어긋나지 않습니다. 금리가 오르면 짧은 쪽이 먼저 만기가 돌아와 새 금리를 받고, 내리면 긴 쪽이 지금 금리를 지켜줍니다.
TIP. 위 표의 예금 금리는 은행 전체의 평균입니다. 같은 달에도 은행별로 격차가 크기 때문에, 평균보다 높은 금리는 공시를 뒤지면 대개 찾을 수 있습니다. 평균은 흐름을 읽는 용도로 쓰고, 가입은 개별 상품 공시로 정하는 편이 낫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기준금리가 내려가면 예금 금리도 반드시 내려가나요?
그렇지 않습니다. 한국은행 통계로 보면 기준금리가 3.5%로 고정된 21개월 동안 예금 금리는 -0.76%포인트 움직였고, 2.5%로 고정된 최근 구간에서는 +0.62%포인트 움직였습니다.
지금 기준금리는 얼마인가요?
2025년 5월부터 2.5%입니다. 같은 시점 은행 정기예금 1년 평균금리는 2026년 6월 기준 3.26%입니다.
기준금리 인하가 예상되면 예금을 서둘러 가입해야 하나요?
가입 시점을 기준금리 전망으로 정하는 것은 근거가 약합니다. 발표 전에 시장이 미리 반영하는 경우가 많고, 기준금리가 고정된 구간에서도 예금 금리는 양방향으로 움직였습니다.
정기예금 평균금리는 어디서 확인하나요?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의 예금은행 가중평균금리 통계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 달에 실제로 계약된 금리의 평균이라 개별 상품 금리와는 다릅니다.
평균금리보다 높은 상품은 어떻게 찾나요?
금융감독원 금융상품통합비교공시에서 기간과 가입 방식을 정해 정렬하면 됩니다. 같은 시점에도 금융회사별 격차가 커서 평균보다 높은 상품이 대개 존재합니다.